깜짝 놀랐습니다.
어떻게 특별자치단체장이 투표하지 않는 것도 권한 행사이고,
지역사회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 투표참여하지 말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할 수 있는지... 
투표 불참을 은근히 유도하는 것은 봤어도 대놓고 이렇게 말하는 건 처음 봅니다.  


서울과 같은 메트로폴리탄과 달리 우리나라의 지방은 혈연과 지연, 학연이 굳건한 곳입니다.
직무정지된 김태환 지사는 이런점 충분히 활용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이건 아니죠.
이것이야 말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헌법정신 위배입니다.  
뭐 사실... 따지고 보면 현 대통령과 행정 스타일이 사뭇 유사합니다.  그래서 더욱 코드가 잘 맞는 것 같네요.

지방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한두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입니다.
특히 제주는 특별자치 행정이기도 해서 공무원의 비율이 꽤 높은 편인데, 
공무원 세계에 암묵적으로 투표하지 마라 라고 한다면 나타나는 현상은 어떨까요?

행정공무원, 동장, 통장, 반장, 이장들은 김태환 지사의 말처럼
명분이 없으니 투표하지 마라 라고 할껍니다. 
그러면 혈연, 지연, 학연으로 긴밀하게 얽힌 지방 사회에서는 개개인의 의지가 왠만하지 않고서는 거의 투표 못하게 되지요.



더 지독하게는 투표당일인 오늘 아침부터 투표소 주변에 진을 치고 앉아서 동네 주민들이 투표하러 오면,
"어이 김씨... 자네 어머님 잘 있능가? ... 근데 뭐하러 온거여?"  해버리면... 사실 그냥 돌아가야 하는 것이죠.
이미 낮이 있는 분들인데 더이상 안볼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아마도 김지사는 이점을 노린 것 같은데요.
이런 구도가 되어 버리면,
투표장에 가는 사람은 주민소환에 찬성하는 사람으로 동네에서 왕따 당할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왜 당당하게 주민소환에 반대해 달라는 말을 못하는 것인지...
그저 투표율 미달로 소환 자체가 불능에 빠지길 기대하는 그야말로 무능한 도지사입니다.
이렇게 되면,
주민소환이 무산되더라도 큰 후유증과 김지사 자체의 권위가 서지 않는 한계가 발생될 텐데...

참... 아쉽습니다.


지난 10년동안 민주주의 제도적인 측면들을 많이 만들어 왔고, 누려왔는데... 정말 잃어버린 10년이 되는 것 같아 몹시 아쉽습니다.